오피니언

제주영어교육센터에 거는 기대

김종훈 제주대 교수/영어교육과/논설위원

데스크승인 2014.10.02

제주일보 |

오랜 준비 끝에 제주영어교육도시 안에 제주영어교육센터가 조만간 문을 열 예정이다. 부지 면적 3만8201㎡, 연면적 6766㎡에 지상 3층의 본관과 2개의 기숙사동으로 된 총공사비 약 200억원이 소요된 교육연수시설이 탄생되는 셈이다.

당초 국가적인 영어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이 추진된 이 영어교육센터는 준비 단계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독립기관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안이었으나, 설립 과정에서 계획이 바뀌어 교육부 소속인 국립국제교육원이 운영하기로 결정됨으로써 앞으로는 국제교육원이 영어 연수 전반에 관한 일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영어교육센터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한국 영어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영어교육도시의 영어 상용화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전국 단위의 교육연수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어교육센터는 영어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영어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영어권 국가와 같은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함은 물론, 영어교육도시 정주민과 상업시설 종사자, 공무원 등에 대해 영어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주영어교육센터는 우리나라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영어교사들에 대한 심화 연수와 매년 막대한 비용을 쓰며 해외 어학연수를 가는 학생들에 대한 연수를 비롯하여, 공무원들에 대한 연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제주영어교육센터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영어교육 정책 연구와 교육연수 프로그램 연구 및 개발에도 관심을 가짐으로써 국내·외 영어교육 연구 및 교육의 중추 기관으로서 사명을 다해야 한다.

제주영어교육센터가 경쟁력 있는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점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는 차별화된 영어 연수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이다. 왜 가까운 지역이 아닌 거리가 먼 제주까지 가야 하는가? 다른 연수기관과 비교하여 제주영어교육센터가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제주영어교육센터는 영어교육도시 속의 유명 국제학교 글로벌 교육환경과 제주만이 갖는 특이한 자연환경을 연계시킨 특화된 고품질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둘째는 우수한 강사진의 확보이다. 원어민 강사들의 경우 TESOL이나 TEFL, 또는 영어교육학이나 응용언어학을 전공한 석사학위 이상 자격 있는 사람들 중에서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 적합할 것이며, 한국인 강사들도 관련 전공의 박사학위 소지자를 원칙으로 강의 경력과 외국에서의 수학 경험이 있는 영어 구사력이 우수한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연수자들의 편의 증진을 위한 기숙사 시설 확충이다. 전국의 영어교사들과 대학생 및 공무원들이 숙식하며 교육과 연수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64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 시설로는 상당한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들에 대한 연수가 동일한 시기에 이루어질 경우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 우리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과 연수 기관이 출범한다는 것은 퍽 의미 있는 일이다. 영어교육도시 내 명문 국제학교의 설립으로 국내의 학생들이 선진 교육과정을 통해 국제화 능력이 신장되는 효과를 보고 있는 것처럼, 제주영어교육센터의 건립으로 많은 교육 수요자들이 품질 높은 교육과 연수를 제공받음으로써 글로벌 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한다. 끝으로 국립국제교육원은 현재 각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교사 연수를 어떻게 제주영어교육센터에 통합시켜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당국과 협의할 것을 제안해 본다.